♣해니의글방♣

봄비

동해니 2010. 2. 21. 20:04

봄         비

 

    이 동 현

 

저녁 늦게까지

푸른 비

봄비가 내린다

마른 나뭇가지 껴안는다

 

시샘하는 봄을 향해
성큼성큼 성큼성큼

마음속으로 파고 들어와

잊혀진 추억 하나 둘 깨우고

구멍 뚫린 가슴에
첫사랑 되어 다가온다

 

이제 산 허리 휘감고

청아한 계곡물 따라

봄꽃이 피어나겠다

 

비탈길에 서 있는 아까시나무가

시린 바람 속에서도

햇빛에 몸을 비비고

 

봄비 마신 세상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선홍빛 향연을 펼치겠다


봄비는 꿈을 꾸게 한다

꽃의 노래를 안게 한다
붉은 꽃들을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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