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멀리 바라봅니다.
멀리 바라보기에 허물을 잘 보지 않습니다.
멀리 바라보면 미운 사람도 사랑스럽게 보입니다.
멀리 바라보기에 그리움만 많습니다.
자식들의 먼 후일을 바라보고
그 힘든 삶의 자리에서도 너털웃음으로 참아냅니다.
자존심이 무너지고 굴욕감을 참아내면서도
미소 지으며 집안을 들어서는 아버지,
아버지는 말 못하는 바보처럼 말이 없습니다.
표현하는 것이 작아서
자식들로부터 오해도 많이 받습니다.
아버지는 눈물도 없고
잔정도 없는 돌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말이 없기에 생각이 더 많고,
사랑의 표현이 약하기에 마음의
고통은 더 많은 것이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아버지는 작은 사랑에는 인색하지만
큰 사랑엔 부자입니다.
대범하게 용서하고 혼자서 응어리를
풀어내는 치료자입니다.
멀리 바라보기에 내일을 예견합니다
자식을 바로잡으려 때로 사자후처럼 집안을 울려도,
자식들이 눈가에 눈물이 흐를 때
아버지의 눈물은 가슴에서 강수처럼 흐릅니다.
아버지의 사랑은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사랑은 아버지가 이 생을
떠나서야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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