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니의글방♣

일상의 넋두리 (45)

동해니 2010. 9. 12. 20:55

잿빛 하늘에 펼쳐진 평화가 편안함을 주는 밤이다.


베란다 문 틈 사이로 차갑지도 덥지도 않은 공기가 정겹고

지난번 곤파스 태풍으로 반쯤은 떨어져 버린 은행나무 이파리가

가로등 불빛에 생동감을 더 하는 평화로운 저녁시간이다.


이웃 중에 나 하고 동갑인 사람이 있다.
나 하고도 친하게 지내지만 집 사람끼리는 더 많이 친해서 
매주 화요일이면

산행을 할 만큼 친하게 지내는 이웃이다.

 

매주 산행을 하다보면 휴식 시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것 같다.
자식들 문제도 이야기 하고 때로는 남편 이야기도 하고... 등등

 

그 남자는 무서움을 많이 탄다고 한다.
심지어 집에서도 혼자는 있지 못할 만큼이라고 하니

매우 특별한 경우가 아닌지 한다.

 

퇴근시간이면 아내는 반드시 집에 있어야 하고 심지어는 밤에 자다가

화장실이라도 가면 자던 아내를 깨워 같이 간다고 하니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해서 부부 싸움을 하는 날이면 등을 돌리고 자더라도

반드시 안방에서 자야 한다고 한다.

 

며칠 전에는 주말에 부부가 산행을 했는데 정상에 가까울 무렵

잠깐 동안 등산객이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자 남편이 후다닥 아내 앞으로 나서며 무서워~  하더란다.


해서 자기야 괜찮아 곧 사람들이 보일거야 하고 안심을 시키는데
얼마 후 산행하는 사람들이 한 둘 보여서 거 봐 사람들 많잖아 괜찮지 하자
빙그레 웃더니 무서워서 혼났네 하더란다.

이 이야기를 듣고는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정말이지 배꼽이 빠질만큼 웃었던 것 같다.


얼굴을 보면 약하게 보이지도 않았다.
해서 너무 뜻밖이었다.
얼마 전에는 다니던 은행에서 이사로 승진까지 한 사람인데

의외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났다.
 
하지만..
그 사람의 입장은 매우 심각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혼자 있는 공간이 무섭다면 스스로도 많이 힘들지 않겠나한다.

 

말을 바꾸어서 ...
 
가을이 왔다.
하지만 시원해야 할 날씨는 아직도 더위를 뿌리고 있는 요즘이다.
뿐만 아니라 태풍의 영향으로 많은비가 내려서 가을장마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오늘도 국지적인 소나기로 인해서 산에 올랐던 등산객들이 조난을 당해서
헬기로 구조를 해야 했다고 한다.

 

아랫 지방에서는 많이 내린 비로 바닷물의 염분이 낮아져 어획량이 줄어들고
젖소는 더위 스트레스로 우유를 생산하지 못해서 우유 값까지 치솟고 있다고 한다.

세상 쉬운 일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든다.

 

다음 주면 추석인데 지난 봄에는 날씨가 너무 추워서

과일나무의 꽃이 많이 얼어 죽는 바람에 과일 수확이 예년 같지 않아서

과일값도 많이 비싸졌다고 한다.
장마로 해서 야채 값도 비싸다는데 과일값까지 그렇다면 추석을 지내려면

서민들의 지갑이 많이 더 가벼워지겠다는 생각이다.

 

모두가 편안함을 가질 수 있는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보고 싶다는 욕심을 가져본다.
시원한 바람 코끝으로 느끼며 가을이 주는 행복을 하루빨리 느끼고 싶다.
모두가 가지는 욕심이겠지만....

 

오늘은 사람을 죽인 범인을 잡아 죽인 이유를 묻자

밖으로 흘러 나오는 가족의 웃음소리가 너무 행복하게 들려서   

그 집에 들어가 아내의 머리를 망치로 치고 남편은 흉기로 찔러

사망하게 했다는 뉴스가 참으로 씁쓸한 미소를 짓게 하는 밤이다.

'♣해니의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의 낙서  (0) 2010.09.30
모를 것이다  (0) 2010.09.24
방 황  (0) 2010.09.04
당신 사랑합니다  (0) 2010.08.24
그대에게 (23)  (0) 2010.08.18